푸드테크의 진화, 하이브리드 외식증가, 푸드 편집숍 증가

[음식과 사람 2016-12 P.43 R&D 한국외식산업연구원 리포트]

 

2016년 외식업 경기는 한마디로 최악이었다. 관측 이래 가장 높았던 8월 폭염, 역대 최대 규모의 경주 지진, 청탁금지법 시행, 국정 농단 사건 등 여러 악재들이 이어져 고단한 한 해였다. 2016년 연초 외식업 경기의 회복세를 기대했지만 전년보다 상황은 더 악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2016년 외식업계에 나타난 주요 이슈와 외식 트렌드를 돌아보면서 2017년을 준비해보자.

 

editor 김삼희 한국외식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

 

4. 하이브리드 외식 증가

▶ “수요층 겹치는 제품끼리, 낯선 음식끼리 융•복합”

- 햄도그(햄버거 + 핫도그), 아멜라테(아메리카노 + 카페라테) 인기

- 치맥 넘어서는 피맥(피자 + 맥주) 인기

하이브리드 외식 현상은 쉽게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햄릿증후군 고객과 가성비를 고려한 메뉴 출시와 맞물려 설명할 수 있다. 수요층이 겹치는 제품끼리 함께 판매하는 음식점이 증가했고, 메뉴에서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음식의 융  ·  복합 현상이 일어났다.

예를 들어 두 가지 맛을 한 번에 내는 햄도그(햄버거+핫도그), 반반 메뉴인 아멜라테(아메리카노+카페라테), 단맛과 짠맛의 조화(맥도날드 솔티드 카라멜 와플콘), 치맥을 넘어서는 조합인 피맥(피자+맥주) 등이 인기를 얻었다.

 

5. 합리적인 소비, 가성비 인기

▶ “대용량, 빅사이즈, 무한리필 등 가격 대비 최고의 성능 추구”

- 대용량 커피, 주스 전문점 인기

- 저가 주스 메뉴, 저가 소고기구이 전문점 등 인기

경기 불황이 지속되면서 소비 절벽으로 내몰린 외식 소비자들의 마음속에 ‘가격 대비 성능 비율’, 즉 가성비 트렌드가 확연히 자리 잡고 있다. 가격 거품을 뺀 저렴하면서도 음식 품질이 좋은, 같은 값이면 양이 많은 음식점에 외식 소비자들이 몰렸다. 커피  ·  주스 전문점 위주의 대용량 커피, 저가 주스 메뉴, 저가 소고기구이 전문점도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단순히 최저가 상품을 찾아내는 데 만족하지 않고 가격 대비 최고의 성능을 찾아가는 합리적인 소비자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대용량(엔제리너스 메가아메리카노, 매머드커피), 빅 사이즈 제품(삼립 빅슈), PB상품(롯데마트 초이스엘), 무한리필 식당(연어상회), 냉장 디저트 등을 소비하면서 누리는 작은 사치가 유행했고, 저가의 고품질(1만 원 케이크) 상품 등이 가성비 이슈로 주목을 받았다.

 

6. 푸드 편집숍 증가

▶ “국내외 유명 맛집을 한곳에”

- 여러 브랜드 음식 한곳에 입점한 고급 푸드코트 인기

푸드 편집숍이란 여러 브랜드 음식점이나 음식 상품이 한곳에 모두 입점한 고급 푸드코트를 의미한다. 각 지역의 유명 맛집 또는 해외의 유명 맛집에 갈 필요 없이 국내외 유명 음식점이 한 공간에 입점해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공간으로 진화했다. 복합 외식공간인 푸드엠파이어나 삼송빵집(대구), 옵스(부산), 이성당(군산), 풍년제과(전주), 성심당(대전) 등 지방 유명 맛집의 입점이 늘고 있다.

소비자들이 갈수록 대형 쇼핑몰에서 소비하고자 하는 성향이 고착화됨으로써 작은 음식점 고객들의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작은 외식업체도 특색 있는 식재료, 레시피, 로컬푸드 등의 차별화를 통해 외식 소비자에게 소구(appeal)할 수 있다면 경쟁력이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7. 패스트 캐주얼 시장의 성장

“패스트푸드와 패밀리 레스토랑의 중간 형태”

- 분식의 프리미엄, 건강한 음식, 건강한 식재료 등에 주목

- 롯데리아 아재버거, 바르다 김선생의 유기농 김밥 등

패스트 캐주얼(Fast Casual)은 가격 대비 품질이 좋은 가성비 이슈를 포함하고 있다. 가격 대비 성능이 구매의 핵심 고려 요인이지만, 무조건 가격을 낮추는 것이 고객이 원하는 가성비는 아니라는 것이다. 패스트 캐주얼은 패스트푸드와 패밀리 레스토랑의 중간 형태라고 볼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레스토랑을 말하는데, 건강식을 찾는 소비자들의 등장과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신선한 음식을 먹으려는 소비자의 니즈가 생겨나기 시작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분식의 프리미엄, 건강한 음식, 건강한 식재료 등의 키워드와 연관되며 수제버거(롯데리아 아재버거), 간편 식사(레스토랑 수준의 음식을 빠르게 제공. 패스트 캐주얼 키친), 건강한 음식(건강한 식재료를 이용하는 오픈 키친 형태의 음식점. 피자헛 키친), 김밥 메뉴에 유기농 재료를 적용해 프리미엄화한 분식(바르다 김선생) 등이 소비자의 발길을 끌어 모으고 있다.

 

< 2017년 외식업체 생존 방안>

- 트렌드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해야

- 무리한 확장보다 보수적인 경영으로

- 운영의 효율화 꾀해야

 

한국은행이 지난 10월 발표한 ‘2017년 경제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경제성장률은 올해 2.7%보다 0.1%포인트 오른 2.8%를 전망했다. 이와 함께 미국 경제는 소비를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유로 지역 경제는 완만한 회복세 유지, 중국 경제는 안정적인 성장세 지속, 일본 경제는 미약한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2017년 나라 안팎으로 긍정적 신호를 찾아볼 순 있겠지만 외식산업 전망은 밝지만은 않다. 김영란법의 여파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국내외 경제 여건도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2017년에도 외식업체의 과당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양질의 인력 수급은 갈수록 어려울 것으로 보여 푸드테크를 적극적으로 접목해 인력을 최적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인력 운용의 효율성을 높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저성장 기조 속에서는 트렌드의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면서 무리한 확장보다는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외식업체 스스로가 고객이 부여한 가치에 부합되는 메뉴와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이를 통해 경쟁력을 높임으로써 수익성을 개선해야 할 것이다. 인원 투입량에 비례하는 서비스 속도와 고객 만족에 집착하지 말고 본인의 능력이 허용되는 수준에서 운영의 효율화를 꾀하는 것만이 과당경쟁이 만연한 외식 생태계에서 생존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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