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외식콘셉트기획자가 추천하는 불황 극복 틈새 메뉴

[음식과 사람 2016-12 P.71 Consulting]

 

점심 매출 부진한 고깃집 메뉴 추천! '매콤 돼지불고기'

 

consulting. 김현수 외식콘셉트기획자 

 

필자 사무실이 있는 서울 양재동 인근에 S정육식당이라는 나름 유명한 식당이 있다. 정육점형 고깃집이지만 점심 메뉴인 ‘불백’으로 유명한 곳이다. 우리 회사 직원들은 여러 번 방문했는데 필자는 수년 동안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 얼마 전 점심을 이곳에서 해결했는데 이 메뉴가 조리 과정이나 수익성 측면에서 매우 매력적이라는 점을 포착했다.

 

‘불백’이나 ‘시오야키’로 불리는 돼지불고기들

이 식당에서 식사 메뉴는 불백과 된장찌개, 딱 두 가지인데 거의 대부분의 손님이 불백을 주문한다. 식사 메뉴인 돼지불백은 값이 7000원이다. 채소로 수북이 덮은 냄비를 제공하는데 돼지고기가 밑에 깔려 있다. 음식이 가열되면서 채소와 고기가 익기 시작한다. 고기는 얇게 커팅해서 제공하며, 전지와 삼겹살, 후지 등 다양한 부위를 사용한다.

고기를 얇게 자르기 때문에 원육의 부위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더욱이 파 중심의 채소를 듬뿍 넣어서 꽤 푸짐하게 보인다. 채소의 비중이 워낙 높아 고기를 먹어도 웰빙식을 하는 느낌이다.

식사 메뉴지만 국물이 흥건해 일부 손님은 반주로 소주를 곁들이기도 한다. 메뉴명은 불백이지만 전골 느낌이 나는 음식이다. 매콤한 양념 맛이 좋아서 비선호 부위를 사용해도 손님 입장에서 불만이 거의 없다. 돼지고기 전지와 후지 사태 등 저렴한 비선호 부위를 사용할 때는 간장 베이스 양념보다는 매콤한 양념이 우리나라 사람들 기호에 잘 맞는다.

청주에서는 ‘봉용불고기’, ‘백로’ 등의 음식집이 대표하는 ‘시오야키’가 지역 음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청주식 불고기는 삼겹살이 아닌 전지 등 비선호 부위를 냉동해 오리고기처럼 둥근 모양으로 커팅해서 1인분(200g)에 1만 원을 받는다. 일본말 ‘시오야키’는 소금구이를 이르는 말인데, 청주에서 불리는 시오야키는 소금을 뿌리거나 직접 불에 굽지 않아 원래 뜻과는 그다지 부합하지 않는 이름이다.

 

고객 스스로 조리하는 재미에 인건비 절감도

청주의 시오야키는 냉동 돼지고기에 간장 소스를 발라 불판에 구워 먹고 그다음에 손님들이 직접 밥을 볶아서 먹는다. 기름이 남아 있는 불판에 파 무침과 고추장을 넣고 밥을 볶는 것이다. 점심시간에도 여기저기 테이블의 손님들이 스스로 밥을 볶아서 먹는다. 특히 단골들은 서서 밥을 볶는데 나름 숙련이 된 것처럼 보였다.

요즘 식당들은 인건비 부담과 더불어 직원을 구하기 어려워 이중고를 겪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도 이 식당은 비용 절감 효과가 뛰어나다.

조금 남은 돼지고기에 파무침과 고추장을 넣고 버무린 볶음밥은 맛이 없을 수가 없다. 약간의 단맛은 있지만 매콤한 양념 맛이 그만이다. 일부 손님들은 밥을 볶아 은박지에 돌돌 말아서 뜸을 들여 먹기도 한다. 고기는 무난한 정도의 맛이지만 파무침과 돼지기름에 버무린 볶음밥 맛이 압권이다.

이 식당들은 딱 한 가지 메뉴만 판매하는데 객단가가 낮지 않은데도 점심시간에 늘 만석이다. 점심 매출 부진을 겪고 있는 고깃집 식사 메뉴로 추천하고 싶다. 다만 청주의 사례처럼 200g 1만 원에 공깃밥 별도로 할 것이 아니라 가격 책정을 7000~8000원 정도로 하고, 고기는 150g 정도 제공하면 충분하다.

고기는 육가공업체에서 냉동으로 작업한 것을 받을 수 있다. 가급적 식당 규모가 크다면 육절기로 직접 손질하는 것이 원가 측면에서 유리하다. 이 청주식 불고기는 특히 파무침 맛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 파무침은 볶음밥을 먹을 때는 물론 삼겹살 등 생고기를 먹을 때 곁들여 먹어도 궁합이 아주 잘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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