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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경리단길. 조그만 가게들이 올망졸망 자기만의 개성을 뽐내던 핫 플레이스. 약 900m의 길가 대부분이 급경사지다. 주차시설도 부족하다. 인기상권이 되기엔 입지는 빵점이었다.젊은 예술가의 유니크함, 개성 있는 영업주들의 멋과 맛은 핫 플레이스의 핵심요소였다. 하지만 잠시뿐이었다.인기상권이 되자, 대기업 프랜차이즈들이 줄줄이 점포를 냈다. 건물주는 임대료 인상에 여념이 없었다. 기존 상인들은 가파른 임대료 상승을 이기지 못하고 정든 곳을 떠났다. 이른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다.대기업, 건물주의 욕망으로 개성의 거리는 획일화의 거
칼럼
한국외식신문
2020.07.20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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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주로서 노무관리에서 가장 고민하는 부분 중 하나는 해고일 것이다. 경영상태 악화로 매출이 급감하거나 근로자가 잦은 지각을 해 여러 차례 주의를 줬음에도 태도가 나아지지 않거나 동료 근로자와 계속해 갈등을 유발하는 등 다양한 사유로 근로자와 더 이상 근로관계를 지속하기 어려워 근로자에게 해고를 통보한다.그런데 얼마 후 사업주는 고용노동부에 해고예고의무 위반 또는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이 접수됐다는 연락을 받게 된다.사업주는 필자와 노무 상담을 하면서 "사업장 사정이 너무 어렵다", "해당 근로자랑 일하기가 너무 힘든 상
기고
한국외식신문
2020.07.2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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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에서 8월에 외식할인쿠폰을 지급한단다. 주말에 카드로 2만원 이상 외식을 5번 하면 1만원짜리 할인쿠폰을 주는데 선착순으로 330만명에게 지급된다. 커피전문점 등에서 음료수를 한잔 주문할 때마다 도장을 찍어두었다가 열 잔에 한잔 무료로 주는 방식과 비슷하다.외식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부의 방안치고는 예산 규모가 좀 적지 않나 싶다. 하지만 적은 예산으로 많은 소비를 일으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필자는 주말이면 가족과 함께 외식을 하는 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외출할 일도 줄어들고 사람만나 식사할 일도 많지 않은
칼럼
한국외식신문
2020.07.17 0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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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이란 말이 일생을 만들 때가 있다하필이면 왜 그날하필이면 왜 그 배를하필이면 왜 거기에하필이면 왜 당신이하필이면 왜 내가하필이면 왜 그때하필은 언제 어디로 갈지 모른다(김승희, '하필’이란 말' 부분).앞의 시는 김승희(金勝熙, 1952~) 시집 ‘도미는 도마 위에서’(난다, 2017년)에 보인다. 지난 주였다. 정치인 박원순(朴元淳, 1956~2020) 서울시장이 떠났다.자살로 고인이 되고 말았다. 안타깝다. “하필이란 말이 일생을 만들 때가 있다”라는 시 한 줄이 써늘하게 내 가슴에 콕 박혔다. “하필이면 왜 당신”은
칼럼
한국외식신문
2020.07.15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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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마킹하지 마라’고 이야기한다.상대는 대부분 뜨악해한다. “다른 가게들 잘하는 것 보고, 뭐라도 하나 배우자는 건데 왜 말리느냐?”고 되묻는다. 그럴듯하다. 남의 좋은 점을 보고 배우는 일. 벤치마킹, 벤치마킹 투어다.조금 길지만, 위키백과에 있는 벤치마킹, 벤치마크를 옮긴다.“벤치마킹(benchmarking)은 원래 토목 분야에서 강물 등의 높낮이를 측정하기 위해 기준점인 벤치마크(benchmark)를 표시하는 행위를 말한다. 여기서 벤치마크란 측정의 기준점을 말한다. 기업 경영 분야에서 벤치마킹 기법은 미국의 제록스(Xero
오피니언
한국외식신문
2020.07.13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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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어떤 일을 초기에 힘을 적게 들이고도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데, 미온적인 대응으로 쓸데없는 힘을 쓰게 되는 경우를 비유적으로 표현한 속담이다.국립국어원은 이 속담의 정확한 유래는 모르지만, 흙을 팔 때 작은 농기구를 사용해 해결할 수 있는 일을 큰 농기구로 힘을 들여 해결한다는 의미를 나타낸다는 의미로부터 유래했다는 정도로 추측하고 있다.호미는 지금도 흔히 볼 수 있는 농기구다. 한편, 가래는 지금은 거의 볼 수 없는데 날을 끼운 넓적한 몸에 긴 자루를 달고 난 후 날 양편에 줄을 매어 사용한다.한
칼럼
한국외식신문
2020.07.10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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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 너머 성권농(成勸農) 집에 술 익었단 말 어제 듣고누운 쇠 발로 박차 언치 놓아 지질러 타고아이야 네 권농 계시냐 정좌수(鄭座首) 왔다 하여라.앞의 시조는 유명한 작품이다. ‘좌수’와 ‘권농’ 모두 지방 수령을 돕는 조선의 지방자치제 벼슬의 이름이다. 성권농은 조선 중기의 문인 우계 성혼(成渾, 1535~1598)을 일컫는다. 정좌수는 송강 정철(鄭澈, 1536~1593)이고 시조의 화자가 되는 자신을 말함이다.성권농과 정좌수는 벗이었다. 그것도 당대의 석학 기대승(奇大升, 1527~1572)의 문하생으로 십여년 동문수학한 어린
칼럼
한국외식신문
2020.07.08 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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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대학시절 시각장애인 두 명의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도운 적이 있다. 내가 시험 문제를 읽어주면 두 학생은 점자로 답을 쓰고, 쓰여 진 답을 다시 내게 불러주면 나는 답안지에 받아 적는 일이었다.필자는 그들을 도울 수 있는 음악학 지식이 전혀 없었다. 그리고 그들은 삐뚤빼뚤한 필자의 못난 글씨를 평가할 수 없어 나름 성공적인 만남이었다. 국내 최초 음대 입학 시각장애인으로 신문지상을 오르내린 두 명은 적잖이 학과 지필시험에 걱정이 많았던 것 같다.바로 그 문제를 해결해줬다는 사실은 지난 35년 동안 필자의 내면을 지탱하는
칼럼
한국외식신문
2020.07.07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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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소상공인 외식사업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매출은 떨어지고 마케팅을 하고 싶지만 투자할 비용이 없으니 발만 동동 구르는 상황이다. 음식점 경영자들이 전체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외부환경만 탓하며 기다릴 수는 없다.눈을 돌려 주변을 보자. 지금은 SNS시대다. 사업자가 고객에게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를 무료로 할 수 있는 많은 온라인 마케팅 매체와 커뮤니티가 존재한다.돈 들이지 않고 점포의 장점을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찍고 자연스럽게 이야기 할 수 있으면 마케팅이 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사진을 멋지게
칼럼
한국외식신문
2020.07.03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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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10개 중소 배달앱 업체들과 수수료 2%대를 추진하다고 한다. 전북 군산시와 경기도에 이어 서울시의 ‘착한’ 배달앱 개발 지원에 ‘배달의민족’ 수수료 인상 파동 이후 배신감을 느낀 외식업체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될 것이다.파격적인 수수료 인하가 가능한 것은 이미 서울시가 마련한 제로페이 인프라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사적 영업에 공공기관이 개입한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사람들이 지쳐간다. 전처럼 친구들과 만나 떠들고 마시고 하는 모임이 그립다. 해외여행은 고사하고 함께 다니던 등산이나
칼럼
한국외식신문
2020.07.03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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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에 관한 주제는 언제나 할 얘기가 많다. 건강과 식품의 연관성은 두말하면 잔소리일 정도로 깊은 상관관계를 갖는다.말 나온 김에 필자가 '최악'이라고 생각하는 식품은 두 가지다. 화학 조미료와 콘시럽이다.글루탐산 나트륨과 뉴클레오타이드를 조합해 다양한 맛과 감칠맛을 내는 조미료, 그리고 맥아당 및 포도당에 덱스트린이 섞여 있는 용액인 콘시럽이 바로 그것이다.화학 조미료의 유해성 여부는 찬반이 엇갈린다. 물론 해롭지 않다는 관계부처의 발표도 있었지만 음식점은 조미료를 안 쓰던가, 조금만 썼으면 하는 바람이다.과학적 실험과 성분 분석
칼럼
한국외식신문
2020.07.01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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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일 끝마치고황혼 속에 마주앉은 일일노동자그대 앞에 막 나온 국수 한 사발그 김 모락모락 말아 올릴 때남도 해 지는 마을저녁연기 하늘에 드높이 올리듯두 손으로 국수사발 들어올릴 때- 고정희, '그대가 두 손으로 국수사발 들어올릴 때', 부분 -배고프고 게다가 맛도 좋으면 나도 모르게 두 손으로 밥그릇을 잡게 된다. 주말마다 어머니 모시고 가족과 함께 외식을 한다. 자주 찾는 곳이 있다. 수원 광교산 상광교동에 위치한 '예가네' 비닐하우스 식당이다. 한 달에 한 번쯤은 거의 들린다.'예가네'는 가격도 싸고 메뉴도 다양한 편이다. 대
칼럼
한국외식신문
2020.06.29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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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근로계약서를 반드시 작성해야 함을 모르는 사업주는 거의 없을 것이다. 인터넷에서 ‘표준근로계약서’ 양식을 다운받아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기도 하고, 어떤 사업주는 친한 옆 가게 사장한테 근로계약서 양식을 얻거나 자체적으로 근로계약서를 만들어 작성하기도 한다.근로기준법상 근로계약서에 반드시 기재되어야 하는 사항은 임금, 소정근로시간, 주휴일, 연차유급휴가, 임금의 구성항목 · 계산방법 · 지급방법이다.이러한 사항들을 모두 반영해야 제대로 작성된 근로계약서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외식업 사업주들의 경우 근로계약서를 아예 작성하지 않
칼럼
한국외식신문
2020.06.29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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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오랜만에 만나 점찍어 놓은 식당에 갔다. 테이블에 있는 스마트오더 QR코드를 이용해 메뉴를 확인하고 주문했다. 잠시 뒤 동그란 원기둥 모양의 서빙 로봇이 피자를 가져다줬다. 서빙 로봇 위에서 음식을 모두 옮기자 서빙 로봇은 맛있는 식사를 하라는 인사를 남겼다.이후 서빙 로봇은 "자신이 움직이고 있어 주의해달라"는 멘트를 남기면서 주방으로 돌아갔다. 식사를 마친 후 페이앱으로 결제를 했다. 자리에 앉아 주문, 서빙, 결제까지 모든 서비스를 스마트 시스템을 통해 받은 첫 번째 경험이었다.언택트(Un-tact) 시대를 맞이해 스
칼럼
한국외식신문
2020.06.25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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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이었다. 친구와 함께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42번 국도를 내달렸다.박달재를 지나 강원도 평창군 미탄면 목적지에 겨우 도착했다. 영화 '웰컴 투 동막골'(배종 감독, 2005년) 촬영장소를 무작정 찾아가는 길이 수묵화 그림처럼 펼쳐졌다. 덕분에 우리는 자연 풍광을 보여주는 산속에서 호젓하게 한참을 쉬고 있었다.촬영지엔 추락한 비행기가 보였다. 휴대폰 손전등을 키고 들어간 땅굴은 어둡고 매우 깊어 보였다. 다시 동굴을 빠져 나왔다. 갑자기 졸졸졸 물소리가 들렸다. 가보았다. 아주 조그마한 실개천, 철분색의 도랑물이 내 앞을 지
오피니언
한국외식신문
2020.06.23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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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없이 트로트 열풍이 거세다. 트롯 예능이 온통 방송가를 점령하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해 TV조선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인 ‘미스트롯’과 올해 ‘미스터트롯’을 필두로 트로트의 열기는 식을 줄 모르고 고공행진 중이다.이미 지상파 3사는 물론 종편이나 케이블 채널까지 트롯 예능 프로 중심의 편성이 11월까지 예정돼 있다고 하는데, 트롯 예능에 식상한 시청자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소식일 것이다.물론 트롯의 가치와 관련 예능 방송을 폄훼하자는 것이 아니다. 아이돌의 K팝 일색인 한국 대중음악의 음악 장르를 트로트 열풍에 힘입어 저변이
칼럼
한국외식신문
2020.06.22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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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초등학교 시절, 답도 없는 주제로 콩나물시루 같은 교실은 항상 왁자했다. “미국은 물을 사먹는대” “아이들 몸에 손대면 경찰에 잡혀간대” “결혼하면 절반은 이혼을 한대” “선진국은 가난한 사람에게 국가에서 현금을 준대”...도무지 이해 안 가는 먼 나라 다른 세상 이야기.극동의 분단 국가는 정보를 통제하고, 일부 충성된 소수에게 자원을 나눠 줘 불균형 성장 정책을 택했다. 다행히 전 세계가 주목할 정도로 지금은 세계적인 정보통신국가로 우뚝 섰다.어리석고 답답한 일로 다툼하는 일은 사라졌다. 지식을 묻고 답하는 손안의 컴
칼럼
한국외식신문
2020.06.1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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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워야 채워진다. 이것을 살면서 자꾸만 배우게 되었다. 잊고 살아야 한다. 그래야 문득 그리운 법이다. 잦은 만남이 어느 날부터는 헤어지는 날로 기억되어 아스라이 내게 바싹 다가오는 것처럼.그럼에도 이별은 여전히 서툴고도 아프다. 낯설다. 허전하다. 그대를 보내는 것이 내겐 그렇다. 이러한 헤어짐은 남녀 사이만이 존재하는 법은 없다. 남남 관계도 마찬가지다.옛시를 보면 이별의 장소엔 항상 이 나무가 등장한다. 버드나무 말이다. 말하자면 ‘버들 유자는 여성이 남성에게 말하는 ‘머물 유’ 자로 읽혀지는 함의를
칼럼
한국외식신문
2020.06.19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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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전국민, 아니 전 세계가 위기에 봉착했다. 오늘 하루하루가 힘들지만 내일의 준비를 멈출 수는 없다. 위기는 늘 예기치 못한 상황을 우리에게 내민다. 코로나로 인해 한국은 기본소득이라는 새로운 선택지를 마주하게 됐다.코로나로 인한 경기 위축에 전국민 재난지원금은 소상공인, 특히 외식업 자영업자들에게 그야말로 연명할 수 있는 단기간의 생명수가 되었음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그렇다면 기본소득은 무엇인가? 기본소득은 Basic Income 또는 'UBI'라고 표현된다.U는 누구에게나(Universal) 조건 달지 않고(Unc
기고
한국외식신문
2020.06.17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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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애인이 꿈에 나왔다.물기 좀 짜줘요. 오이지를 베로 짜서 줬더니꼭 눈덩이를 뭉치듯 고들고들하게 물기를 짜서 돌려주었다꿈 속에서도 그런 게 미안했다."용띠 친구들(64년생)과 6월 4일에 칠갑산으로 유명한 충북 청양 고장에 다녀왔다.나희덕 시인의 ‘천장호에서’라는 시가 좋아 일어난 돌연한 산행이었다. 산행이라고는 하나 기실 저수지 주변을 한 바퀴 빙빙, 제대로 돌지 못하고 일부만 구경한 하루였다. 그랬다.여름철이 시작되는 지점에서 호수를 방문했으니, 겨울철이 오는 길목에도 재차 그곳을 나는 찾아가고자 한다. 이유가 있다. 시
칼럼
한국외식신문
2020.06.17 07:14